유방암과 함께 몸의 일기
내 앞에는 어떤 길이 놓여 있을까?
봄잠꽃잠
2021. 4. 9. 20:08
시간은 빠르게도 느리게도 흐른다.
23일 검진일까진 느리게 흐르는 것 같은데
유방암선고 받은지 어느새 2주가 지났다.
아직은 큰 변화가 없으니 일상은 똑같고
단지 많은 영양제와 채소들이 넘쳐난다.
입에 딱 맞진 않지만 그런걸 따질 처지도 아니니 감사히 먹고 있다.
신랑도 요즘 일도 힘든데,
잠을 못잔다.
나 때문이겠지...
도대체 내 앞에는 어떤 길이 놓여 있을까?
가늠이 안되니 숨이 가빠질 때가 있다.
두렵긴 한가 보다.
덜 예민해져야 한다.
덜 성내야 한다.
그래야 낫는다.
아침마다 저녁마다 자연의 치유제들이 나를 돕는다.
지금도 어항의 물소리로 충만해진다.
아 행복하다.
지복의 많은 순간들이 나를 찾아 온다.
자연이 주는 선물을 누릴 수 있는 삶이라니.
1호와 2호에게 미안하고
엄마아빠가 걱정되서 그렇지 나머지는 괜찮다.
늙어서 치매 걱정 안해도 되고
몸도 움직이지 못한 채 오래 살지 않아도 되면 그도 좋은 일이다.
내게 의지하는 이들이 가장 걱정이다.
신랑도 걱정되고...